"현금으로 뽑아 주면 모를까?" 고액현금거래보고(CTR)의 진실

설 명절이 다가오면 은행 창구는 북새통을 이룹니다. 신권 교환 목적도 있지만, 자녀들에게 줄 '목돈'을 현금으로 찾으려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계좌로 쏘면 기록 남으니까, 현금으로 찾아서 주면 아무도 모르겠지?"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 금융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기로 유명합니다.
은행 전산망은 여러분이 언제, 어디서, 얼마를, 어떤 형태로 인출했는지 1원 단위까지 기록하며, 특정 기준을 넘는 순간 금융정보분석원(FIU) 서버로 자동 전송됩니다.
특히 2026년부터는 단순 금액 기준(CTR)뿐만 아니라, AI가 패턴을 분석하여 보고하는 의심 거래 보고(STR)가 강화되었습니다.
📌 2026년 현금 거래 감시 3대장
1. CTR (고액현금거래보고): 하루 1,000만 원 이상 입/출금 시 무조건 보고.
2. STR (의심거래보고): 금액 상관없이 '쪼개기' 등 수상한 패턴은 은행원이 수동 보고.
3. PCI (자금출처): 현금 준 건 안 걸려도, 자녀가 그 돈을 쓸 때(집/차 구매) 100% 적발.
오늘 글에서는 "900만 원씩 뽑으면 안 걸린다"는 소문의 진실과, 현금 줬다가 오히려 세무조사 폭탄을 맞게 되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알려드립니다.
1. 하루 1,000만 원, 기계적인 보고 시스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CTR(Currency Transaction Report)입니다.
기준은 '1일 1,000만 원'입니다. 이는 은행원이나 지점장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산 시스템이 자동으로 FIU에 보고하는 구조입니다.
(1) 합산 과세의 원칙
많은 분이 착각하는 것이 "오전에 500만 원 뽑고, 오후에 500만 원 뽑으면 괜찮겠지?"입니다.
아닙니다. 같은 은행이라면 지점이 달라도, 시간이 달라도 하루 합산 금액이 1,000만 원이 되면 보고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 강남지점에서 500만 원, 국민은행 종로지점에서 500만 원을 인출했다면? 합산 1,000만 원으로 보고됩니다.
(2) 수표나 계좌이체는 제외?
CTR은 오직 '실물 현금(지폐, 동전)'의 입출금만 따집니다.
수표 인출이나 계좌 이체는 CTR 보고 대상은 아닙니다. (단, 이체 내역은 기록에 남으므로 세무조사 시 확인 가능)
즉, 1,000만 원짜리 수표를 한 장 발행하는 것은 CTR 보고가 안 되지만, 현금 다발로 1,000만 원을 찾는 것은 보고됩니다.
2. "900만 원씩 뽑자" → STR로 적발됩니다
CTR을 피하려고 900만 원, 990만 원씩 며칠에 걸쳐 뽑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분할 거래(Structuring)', 속칭 '쪼개기'라고 합니다.
금융 당국은 이 수법을 이미 20년 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STR(Suspicious Transaction Report, 의심 거래 보고)입니다.

은행원의 모니터엔 '경고등'이 뜬다
여러분이 며칠 연속으로 고액의 현금을 인출하면, 은행 창구 직원의 모니터에는 '의심 거래 경고' 팝업이 뜹니다.
은행원은 법적으로 "고객이 CTR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판단되면, 금액이 1,000만 원이 안 되어도(심지어 100만 원이라도) FIU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보고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적발되면 해당 은행과 직원이 제재를 받기 때문에, 요즘 은행원들은 아주 사소한 의심 거래도 칼같이 보고합니다.
"단골이니까 봐주겠지?" 그런 건 없습니다.
3. 뽑는 건 성공했다 쳐도, 입금은?
백번 양보해서, 여러분이 아주 치밀하게 현금을 인출해서 국세청 감시망을 피했다고 칩시다.
그 돈 1억 원을 007가방에 담아서 자녀에게 줬습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1) 자녀가 그 돈을 입금하는 순간
자녀가 전세금을 내거나 집을 사려면, 결국 그 현금을 자기 통장에 입금해야 합니다.
자녀가 은행 가서 현금 1억 원을 입금하는 순간, 바로 CTR 보고 대상이 됩니다. 국세청은 생각하겠죠.
"소득이 뻔한 30대 직장인이 현금 1억을 입금했네? 이거 어디서 났지?" -> 세무조사 확정.
(2) 자녀가 집을 사는 순간 (자금조달계획서)
자녀가 현금을 입금하지 않고 바로 집주인에게 줬다고 칩시다.
하지만 집을 사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써야 합니다. "이 집 살 돈 어디서 났니?"라는 질문에 소명을 해야 합니다.
소득 증빙도 안 되고, 대출도 아닌데 현금이 튀어나왔다? 100% 증여 의심을 받습니다.
결국, 현금 박치기는 '완전 범죄'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4. 꼼수 부리다 '세금 폭탄' 맞습니다
차라리 계좌이체로 보내고 자진 신고를 했다면, 10년 합산 5,000만 원 공제받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10% 정도의 증여세를 내면 끝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현금으로 숨기려다 걸리면 세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 무신고 가산세: 내야 할 세금의 20% 추가.
- 납부 지연 가산세: 하루당 0.022% (1년이면 약 8%).
- 부정 과소 신고: 고의적 은폐가 입증되면 가산세가 40%로 뜁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몰래 줬다가 3년 뒤에 걸리면, 본래 낼 세금(약 450만 원)의 2~3배가 넘는 1,500만 원 이상을 뱉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ATM기로 입금하면 안 걸리나요?
ATM기도 똑같습니다. 무통장 입금 한도가 있어서 여러 번 나눠 넣어야 하는데, 이 패턴 자체가 전산에 '의심 거래'로 잡힙니다. 게다가 CCTV에 입금하는 모습이 다 찍히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번 돈이다"라고 우길 수도 없습니다.
Q2. 1,000만 원 이하는 무조건 안전한가요?
아닙니다. CTR(자동 보고) 대상만 아닐 뿐입니다. 은행원이 보기에 수상하면 STR(의심 보고)로 보고되며, 무엇보다 나중에 자녀가 재산을 취득할 때 자금 출처 소명을 못 하면 결국 다 들통납니다.
Q3. 골드바(금)를 사서 주면요?
금을 살 때도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고 기록이 남습니다. 종로 금은방 등에서 음성적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기 위험이 크고 자녀가 나중에 그 금을 현금화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Q4.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현금 뽑아도 되나요?
절대 안 됩니다. 상속세 조사는 사망일 기준 소급하여 10년 치 금융 거래를 봅니다. 특히 사망 전 1~2년 내에 인출된 현금 중 사용처를 소명하지 못한 금액은 '상속 재산'으로 간주하여 상속세를 부과합니다.
🙅 현금 꼼수,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무서우시죠? 하지만 합법적으로 세금 없이 자녀를 도울 방법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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